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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징글하게(?) 걸었던 이틀과 달리 이 날은 버스로 이동하는 일정
첫번째는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다는 바닷가였다.
바다거북이 알을 낳기에 적당한 모래는 발에 잘 안달라붙고 툭툭 잘 털리는 모래라고.
그런 모래는 안 밟아볼쏘냐! 그런 바닷물을 안 느껴볼쏘냐!
저 멀리 화산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바람이 부니 연기가 옆으로 기울었다.
파도가 오기를 기다리며
이런 그림자를 보면 키다리아저씨가 생각난다
바닷물 포말에 발을 적신다.
파도가 갑자기 크게 밀려오면 파도를 피해 달리고 싶었는데......그건 마음 뿐이고.......푹푹 빠지는 모래에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 나중에 모래 털려고 주저앉았다가 일어날 때 정말정말 힘들었다. 끙~
빠질 수 없는 바다셀카 시리즈 ㅋ~ 뒤에 누가 나오든 신경쓰지 아,나,요오~ ㅋㅋㅋㅋㅋ
줌으로 땡겨 본 화산. 처음에는 그냥 연기가 좀 나네 이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바람이 불고 연기가 점점 퍼져나가는 걸 보고 이게 활화산이고 지금 열심히 활동 중이구나 그걸 알겠더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바다거북 알 낳는 계절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버스에 올라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우리가 야쿠시마 섬 일주를 위해 빌린 차는 큰 버스가 아니라 25인승 버스와 봉고 비슷한 작은 차였는데 이유는 야쿠시마 일주도로의 일부가 일차선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후로 개발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길을 쉽게 넓히지 않는다고 들었다. 길이 좁은데다 구불구불한데 반대편에서 다른 차라도 오면 피하기도 까다로워서 큰 버스는 빌리기가 쉽지 않다고. 그래서 우린 종주팀과 트레킹팀으로 나뉘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가끔은 버스에 나뭇가지가 닿고.......큰 버스였으면 더 아찔했겠구나 하는 길을 가고 있는데 사람들의 함성이 들린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원숭이도 있었고, 이렇게 길 옆에 앉아있는 원숭이들도 있었다.
종주 중에도 몇 마리 보긴 했지만 이쪽 길 근처에 더 많은 모양인지 지나가며 정말 많은 원숭이를 봤다.
지금 내 머리색과 비슷한 털색을 가진 야쿠시마 원숭이 ^^
원숭이가 나타나기도 했고, 길 자체도 구불구불해서 기사님이 속도를 많이 내지 않으셨기 때문에 원숭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좀 앉아있다가 자리를 옮기는 원숭이의 뒷모습
아, 원숭이 많이 봤으니까 이제 사슴도 봤으면 좋겠다~ 사람들이랑 그런 얘기하고 있는데 드디어 사슴이 나타났다. 원숭이처럼 떼로 보이지는 않았고, 금방 지나쳐버렸지만 두 마리 사슴이 하얀 궁뎅이를 뒤로하고 산으로 사라졌다. 이 사진은 다른 분이 찍으신 사슴사진. 노루겠지?
일차선 도로를 한참 달리다가 이차선 도로를 만난 뒤 도착한 오코노타키 폭포.
'오'는 크다는 의미, 개천 천이 '코'인가보다. 낙차가 88미터니 꽤 큰 폭포
여기가 어딘지 남겨야 해! 하며 셀카를 찍지만 뒷 배경 다 가려졌다구! ㅋㅋ
폭포 아래 바위들이 있었다. 다른 때같았으면 저 바위를 성큼성큼(이든 부들부들이든) 걸어서 좀 더 폭포 가까이가서 폭포 사진도 찍고 내 사진도 찍었겠으나, 전날의 악몽이 있어 돌로 된 계단은 아무 곳도 가고 싶지 않았다. 포장된 시멘트길까지만 갔다.
시멘트길은 그늘 져 있었고, 폭포쪽으로 조금만 걸어나가면 환했기 때문에 사진 잘 나오게 조금만 움직여보라고 했는데 정말 그 바위 위로는 한발자국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찍을게요 ^^
하지만 산행에서 빌빌이 3인방 중 하나였던 미라님은 이렇게 사뿐히 폭포 앞 바위까지 올라 멋스럽게 사진을 찍으셨다. 부럽삼~~~~~~~
다음 코스는 식당. 식당에서 우리를 반겨주던 고등어냥
햇살이 드는 멋스러운 자리에 앉으신 천성현님, 허성갑님
온메밀과 함께 나온 튀김. 싱겁고 간장도 안주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메밀국물에 적셔서 먹는 거라고.
남들은 맛있다고 했으나, 나는 메밀함량이 높은 국수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느꼈.......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밥먹고 나오니 이번에는 까망냥이 우리를 배웅한다.
아까 그 고등어냥은 몸단장 중
식당 근처에 피어있던 꽃들...... 식당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았는데, 나는 따로 아이스크림을 사먹지는 않았고 뭔가를 위해 챙겨갔던 작은 스푼을 들고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아이스크림을 '한입만' 이러면서 얻어먹었다 ㅋㅋ 덕분에 초코맛, 녹차맛, 캬라멜맛을 다 맛보긴 했으나 어느 것이 가장 맛있었는지는 하도 조금씩 맛봐서 잘 모르겠는 ㅎㅎ
다음 목적지는 무슨 보리수라 불리는 가주마루를 보러가는 길. 시골집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집
어딜가든 빠질 수 없는 셀카
길에서 만난 흰꽃
서로 믿으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자율판매대. 물건을 가져가고 돈은 돈통에 넣으면 된다.
제주처럼 남쪽 섬이라 귤이 자란다.
근데 제주는 이미 익어가고 있던데 이집 귤은 아직 파랗네.
길가다 만난 고양이
거대하고 멋진 나무
나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고 했으나 나무를 다 가렸......
저기가 그 보리수구나! 엄청난 기생가지들이 아래로 뻗어있다.
인상을 쓴 것은 내가 태양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경이 잘 찍히는지 가리는지 모르고 그냥 막 찍은 셀카들 ㅎㅎ
조금은 괴기스러운 나무 아래 걸어가는 아리따운 여인네
여기서 셀카를 안 찍으면 주인이 아니다. 또 셀카!
맹골보리수 아래. 야쿠시마 원숭이털색깔 한국호모사피엔스 ^^
이 아래 어디서 뱀이 지나갔다고 했는데 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나무 앞 다시 셀카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 고재열기자가 아들에게 바닷물고기들이 있어서 물고기들이 떼지어 개천으로 몰려가는 거라고 알려줬다.
야쿠시마는 참 이상한 섬이다. 보통 기수역에는 물고기 등 먹을 것이 많아 새들이 많이 모인다. 야쿠시마에서는 바닷가에 날아다니는 솔개와 동네에 몇 마리 보이던 까마귀를 제외하고는 새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 흔한 갈매기도 한마리 없었다. 산장에서도 새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지 못했고. 그러고보면 삼나무 숲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제주 사려니 숲길을 갔을 때도 큰부리까마귀들만 잔뜩 봤을 뿐 다른 새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거기도 노루가 살고, 야쿠시마에도 노루가 살고...... 삼나무 숲에는 벌레들이 살기 어려운 것일까? 그래서 생물다양성이 떨어지는 걸까?
기수역이 잘 보이나요? 이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시간!
동백꽃인가? 아닌가?
가까이가서 볼 수 있었던 오코노타키와 달리 멀리서만 볼 수 있게 해놓은 센피로노타키 폭포
잘 보면 2단
셀카찍고
다른 분이 찍어주셨는데 셀카보다 얼굴이 어둡게 나왔다.
센피로노타키에는 바다나 폭포를 잘 볼 수 있게 해뒀다는 전망대가 있었는데 나는 당연히 갈 생각도 없었다.
그곳을 끝으로 우리는 야쿠시마를 떠났다.
안녕, 야쿠시마.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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