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대해 쓰기 시작한지 5년이 지났다. 그 5년 동안 그는 요양원에 들어갔고, 알츠하이머 환자 사망 원인 1위라는 폐렴에 걸려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요양병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아는 사람'이라고 반색도 하고 대화도 하던 그는 폐렴에 걸린 이후로 극도로 쇠약해졌다. 그렇게 쇠약하고 조금씩 시들어가는 몸으로 몇 년을 버텨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결국, 갔다. 시들대로 시들고 쪼그라진 모습으로 마지막 숨을 힘겹게 쉬다가 갔다고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더 이상 시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심한 건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편안해보이는 그를 보면서, 그가 끓여줬던 미역국을 생각했다. 난이도 하라서 아무나 끓여도 맛있다는 미역국. 그래도 좋은 소고기 몇 덩이 살 형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