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썰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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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해 쓰기 시작한지 5년이 지났다. 그 5년 동안 그는 요양원에 들어갔고, 알츠하이머 환자 사망 원인 1위라는 폐렴에 걸려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요양병원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전에는 '아는 사람'이라고 반색도 하고 대화도 하던 그는 폐렴에 걸린 이후로 극도로 쇠약해졌다. 그렇게 쇠약하고 조금씩 시들어가는 몸으로 몇 년을 버텨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결국, 갔다. 시들대로 시들고 쪼그라진 모습으로 마지막 숨을 힘겹게 쉬다가 갔다고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더 이상 시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심한 건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편안해보이는 그를 보면서, 그가 끓여줬던 미역국을 생각했다. 난이도 하라서 아무나 끓여도 맛있다는 미역국. 그래도 좋은 소고기 몇 덩이 살 형편이..

독서 후기-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대 기후

지구환경과 생명을 위협하는 3대악이 뭘까?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GMO, 핵, 그리고 화석연료 산업이라고 한다면 그와 관련된 책으로는 GMO에 대해서는 마리 모니크 로뱅의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핵에 대해서는 핵 에너지 자체의 문제를 캔 헬렌 칼디코트의 '원자력은 아니다'와 핵발전소 폭발 후의 고통을 다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꼽고 싶다. 그리고 화석연료 산업에 대해서는 이 책, 나오미 클라인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대 기후'를 강력 추천한다. 아래는 대략의 내용 정리(?). 그냥 마음에 많이 와닿은 부분 정리 [엘리트들이 위기를 선포하는 순간 수조 달러가 조직적으로 동원되는 사례를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그들은 은행이 무너지면 경제의 나머지 부문..

고양누리길 5-행주산성역사누리길

고양누리길에는 행주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누리길이 두 개인데 하나는 행주산성에서 시작해서 원당역에서 끝나는 행주누리길, 다른 하나는 행주산성 주변을 빙 돌다가 행주산성에 한번 들어가보는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이다.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은 코스 자체가 길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한 편이라서 다리에 알배기기 좋다 ㅎㅎ 둘레길은 걸을 수 있지만 행주산성은 월요일 휴무이므로 스탬프를 찍으려고 마음 먹었다면 월요일은 피해야 한다. 나는 바람누리길의 끝인 행주수위관측소 앞에서 시작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거나 강변에 놓인 데크를 따라 걸을 수도 있는데 중간에 산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좋다. 둘레길을 걸으며 보이는 한강과 서울의 풍경. 다리 바로 옆은 고양생태공원이다. 마침 서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길 건거..

고양누리길 13-오선누리길

오선누리길은 오금동-선유동을 잇는 길이라고 그렇게 이름붙였다. 이름에서는 마치 오선지에서 음악이라도 연주될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길이 한적한 시골동네를 지나서 오선지에 음악이라도 만드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만 신도3통 새마을회관에서 봉오재로 넘어가는 길 어딘가가 사유지라고 길을 변경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바꾸기로 했는지는 아직 공지되지 않은 것 같다. 안장고개 강강술래 뒤편에 보면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서 리본을 잘 보며 산길을 걸어야 한다. 가다보면 고양-파주시 어느 산에나 있다는 부대가 보이고 부대 옆과 무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게 되어 있다. 그렇게 걷다가 보면 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만나는데, 산에서 마을로 내려가자마자 보이는 비닐하우스 앞에 검정개가..

고양누리길 12-고양동누리길

고양동누리길은 필리핀참전비에서 시작되어 최영장군묘를 지나 고양읍내를 거쳐서 고개를 하나 넘어 선유동을 간 다음 안장고개에서 끝나는 코스다. 필리핀참전비에서 고양동 방면으로 가는 길은 이렇다. 인도가 구분되어 있긴 하나 보수를 언제했는지 알 수 없는 움푹움푹 패인 아스콘이 깔린 인도다. 이 인도를 따라 쭈욱 올라가면 회전교차로가 나온다. 원래의 코스대로라면 회전교차로까지 가서 회전교차로에서 연산군금표비와 최영장군묘 등등이 있는 왼쪽 길로 가면 되지만 그 길이 좀 지루하다면 회전교차로에 이르기 전 대자천과 만나는 다리에서 길을 건너는 것도 괜찮다. 천변길을 따라 쭈욱 걸으면 최영장군묘 방면 길과 만난다. 최영장군묘라고 써있는 표지판과 고양누리길 리본을 따라 잘 걸어가면 최영장군묘가 있다는 산길로 접어들 수 ..

고양누리길-3 서삼릉누리길

서삼릉누리길은 원당역부터 삼송역까지 지하철2구간이지만 아파트단지와 대로변을 지나는 삭막한 길 대신 굽이굽이 산쪽으로 돌아서 가는 길이다. 길이 짧지는 않으므로 원당역에서 기본적인 생리욕구를 해결하고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당역 1번출구로 나오면 고양누리길 표지판이 보인다. 조심해서 길을 건너면 고양누리길 전체 안내판 및 서삼릉누리길 안내판이 보인다. 시작하면서부터 무슨 신도비니, 사당이니 많이 보이는데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계속 리본과 표지판을 따라 걸어간다. 서삼릉누리길을 걷다보면 논이나 밭 옆으로 비닐하우스로 들어가는 샛길들이 많다. 그래서 헷갈리기 쉬운데 한집으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는지 어떤 집 근처에 이런 표지판이 있었다.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방향표시까지..

고양누리길-9 고봉누리길

고양누리길 후기를 1코스부터 순서대로 적을까 하다가 어차피 다녀온지 오래되어 기억이 안난다면 최근에 다녀와서 그나마 기억이 따끈따끈한 것부터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사실 고봉누리길은 두 번 다녀왔고 한번은 작년, 그러니까 20년 11월이고 다른 한번은 바로 오늘, 21년 1월 6일이다. 처음 갔을 때는 안곡습지공원에서 시작해서 일산동고등학교 쪽으로 내려왔어야 했는데 중간에 완행수목원 방향으로 내려오다 길을 잘못 들어서 파주로 가버렸다. 뭐 어떻든 경의선과 만나니 괜춘 ^^;;;; 오늘은 상감천마을에서 시작해서 황룡산 금정굴을 거쳐 고봉산으로 갔다가 고봉산의 진밭 둘레길을 걷고 안곡습지공원 인근의 개나리공원 뒤편으로 내려왔다. 고봉누리길은 양쪽 산을 모두 빙 돌고 돌아오는 가장 긴 코스와 영천사를 지나 ..

고양누리길-완주 후기(종합편)

고양누리길은 고양시 둘레를 도는 14코스 총 114킬로미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부 구간은 겹치기도 한다. 1코스는 북한산누리길로 북한산둘레길 10구간 내시묘역길 일부와 11구간(효자길), 12길(충의길) 일부가 포함되는 길이고 고양누리길이기 때문에 중간 고양시계에서 끝나지만 그냥 충의길을 전부 걸은 후 버스타고 끝나고 된다. 같은 버스 노선임. 북한산누리길이라 고양누리길 표지판은 따로 없고 표지판은 잘 되어 있는 편. 혼자 걸을만 하지만 북한산누리길 충의길 구간은 인적이 드문 편이라 길동무가 있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일부 도로를 지나긴 하지만 숲길이 많아서 걷기에 쾌적한 편. 화장실은 북한산입구에서 이용가능. 스탬프는 북한산공원 입구 내시묘역길 들어가는 곳 주변에 있다. 2코스는 한북누리길로 북한..

의주길을 가다-의주길 5길 임진나루길

의주길 5길 임진나루길은 선유삼거리부터 임진각까지 13.8킬로에 이르는 길이다. 화석정부터 장산전망대까지는 경기둘레길 및 평화누리길과 경로가 같지만 화석정이나 장산전망대 이후로는 길이 갈리기 때문에 길찾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임진각을 좋아하기도 하고(북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니다) 차로도 자전거로도 여러 번 방문했고 길도 괜찮아서 의주길 5길은 두번이나 방문했다. 한번은 임진각으로 먼저 가서 반대방향으로 돌았고 두번째에는 선유삼거리에서 시작했다. 이용가능한 화장실은 화석정과 임진각에 있으며 장산1리 마을회관 주변 화장실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장산전망대 근처 화장실도 코로나 때문인지 동파우려 때문인지 잠겨 있었다. 나는 내가 '벙커길'이라 불리는 길에서 급한 불을 끌 수 밖에 없었다. ..

의주길을 가다-의주길 4길 파주고을길

의주길 4길 파주고을길은 신산5리에서 시작해서 파주읍내를 지나 선유삼거리까지 이어지는 12.7킬로미터의 길이다. 설명에는 이용가능한 화장실이 파주읍사무소, 파주초등학교, 파주향교 이렇게 나와 있지만 요즘 초등학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파주초교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스탬프가 있는 파주향교 화장실에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신산5리 돌간판 앞에서 찻길을 따라 걷다가 논 옆으로 난 길을 걷는다. 논길을 걷다가 분수천과 만나면 개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쭉 걷는다. 걷다가 다시 농경지 사이로 들어가라는 표지판을 따라 조금 걷다보면 광탄천과 만나게 된다. 광탄천을 건너는 다리인 부곡교에 이를 때까지 고즈넉한 겨울의 들판을 볼 수 있었다. 들판에서는 겨울철새인 밀화부리 떼도 만나고 기러기들도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