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주길을 가다-의주길 3길 쌍미륵길
의주길 3길은 용미3리 용미리 공동묘지 입구에서 시작해서 용미리, 장곡리, 광탄면을 지나 신산리까지 이르게 되는 14킬로미터 정도의 길이다. 대체로 동네에 난 포장길을 걷기 때문에 길 자체가 힘들거나 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용암사를 지나 윤관장군묘에 갈 때 마을길로 접어들기 전에 1정거장 정도를 국도변으로 걸어야 하는데 국도변이 매우 좁고 차들은 많이 지나다니고 큰 트럭도 많이 다녀서 괴롭다. 또 마을을 한참 돈 다음 두번째 스탬프 장소인 윤관장군묘로 가려면 광탄방면의 길에서 다시 윤관장군묘로 가는 길로 들어갔다가 나와야 한다.
용미3리 마을회관의 화장실이 이용가능한지는 모르겠다(코로나로 마을회관 자체가 무척 폐쇄적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러나 용암사와 윤관장군묘, 그리고 광탄 하나로마트 화장실은 이용가능하여 화장실 접근성은 높은 길이다.
용미리에서 개천변으로 걷다가 횡단보도를 건너 마을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마을길이라고 해도 예쁜 시골집들보다는 공장이 많다. 다음지도로 보면 파란지붕들이 많은데 많은 곳이 공장이라고 보면 된다. 용미리 쪽에 있는 공장들은 큰 차가 많이 오가는 공장은 아니었던 것 같고 개들이 많았다. 시골개들 무섭 ;;;;;; 가다가 뭔가 배도 고프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서 용미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슈퍼 화장실을 이용했다. 조금 더 가면 장원마트와 청운마트와 같은 더 큰 슈퍼도 있긴 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용미슈퍼에서 용암사의 이불입상이 보였던 것 같다. 쌍미륵방향으로 좀 더 가다보면 고산천이 나온다. 고산천을 넘어 더 가면 잠시 국도와 만났다가 다시 논쪽으로 들어갔다가 미술학교와 웅선비지네스 사잇길로 나와 용암사로 가면 된다. 그러나 나는 장원마트 앞에서 표지를 놓쳤고, 용미5 교차로에서 직진을 했을 뿐이고, 부대 앞 국도변을 걸으면서 이 길은 왜 이리 국도변을 많이 걸어야 하느냐고 투덜댔다. 지도의 A라고 쓰인 곳으로 들어가는 표지판도 보지 못했고, 이미 길도 건넜고, 위험하게 국도변을 따라 가다가 용암사로 들어가는 숲길을 만났다. 조금이라도 국도변으로 덜 가서 다행!
의주길 3길은 왜 이리 국도변으로 많이 가는 거야!!!! 하며 용암사에 도착했다. 스탬프는 다행히 용암사에 올라가지 않아도 주차장에 있다. 화장실이 이용하고 싶다면 올라가야 하고 마애이불입상은 한번 올라가서 볼만하다.
근데 용암사를 지나고 한 정거장 정도를 정말 국도변으로 걸어야만 한다. 국도변은 아주 좁고 큰 차가 다니고....
아래 지도에서 분홍색이 의주길의 경로다. 분홍색은 윤관장군묘 앞을 지나지 않는다. 윤관장군묘에서 스탬프를 찍으려면 분홍길에서 중간에 나와 개천을 따라 윤관장군묘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한다. 그렇게 돌지 않으려면 형광연두를 따라 걸어야 하는데 4정거장 밖에 안되긴 하지만 아주 좁은 국도변으로 2정거장(1정거장은 어차피 걸어야 하긴 하지만)은 걸어야 그 다음 개천길이 나온다. 질러 갈 것이냐 돌아갈 것이냐.... 선택은 여러분의 몫. 지도의 빨간 길은 하니랜드와 공릉관광지로 들어가는 길이다.
북쪽으로 가야하는데 남쪽으로 왜 가는 건지 하며 돌아가는 길이지만 가는 길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가다가 맛있는 빵냄새가 났는데 가는 길에 있는 성진에프에스가 빵공장이었다 ㅎㅎㅎ 빵공장 냄새를 맡으며 걷다보니 98번 지방도와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서현공원 앞을 지나 다시 산길 쪽으로 들어선다. 가다가 예쁜 성당도 보았다.
개천가 길을 걷다보니 의주길 리본과 미루나무라는 표식이 달렸다.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린다는 그 미루나무구나! 엄청 큰 걸 보니 수령이 오래된 것 같다.
오른쪽으로 고산천을 끼고 쭈욱 걷다보면 왼쪽에 도축장이 아닐까 생각되는 금성축산이 있으나 돼지를 실은 차들이 오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옆 종합기기상사가 더 활성화된 게 아닐까 싶었다. 그 공장들 안쪽으로는 골프장이 있는데 공장으로 골프공을 막아주니 공장들이 고맙다고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시골인데 의외로 논이 아닌 공장들을 지나게 되는 게 썩 즐겁지만은 않았다. 시골에 있는 공장들도 당연히 화학물질을 많이 쓰고 오염물질들이 나오니까. 그렇게 한참 걷다보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예쁜 까페가 나온다. 코로나 2단계라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 까페가 나오면 공릉 관광지 인근이다. 근처에 밥집도 몇 군데 있는데 배가 고프지 않아 먹어보지는 못했다.
밥집들을 뒤로하고 계속 윤관장군묘 방향으로 길을 걸으면 예쁜 집들이 나온다. 이렇게 교통 불편한 곳에 저렇게 예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은 직업이 뭘까 궁금해하며 계속 길을 걸었다. 처음에는 예쁜 집들이 나오지만 계속계속 가다보면 또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소'라는 간판이 붙은 공장들이 나오곤 한다. 그렇게 길을 걷고 걸어 광탄천과 만나고 분수2교를 건너면 윤관장군묘는 저쪽으로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으으 귀찮슝~ 그래도 가는 길에 평상과 의자가 있어 쉴 수 있다. 그렇게 골목골목을 돌아 장군빌을 넘으면 길 건너가 윤관장군묘다. 같은 고려의 장군이지만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최영장군묘와 규모와 인근 시설에서 엄청난 차이가 느껴지는 묘지다. 조선시대 주요 외척집안이니 집안에 돈이 많은 것도 한몫 했으리라. 화장실을 이용가능하고 깔끔해서 그건 좋았다.
윤관장군묘 쯤 오니 배가 고파졌다. 바로 앞에 짬뽕집이 있는데 방송 탔다고 하길래 가서 먹어봤다. 유명한 것은 불낙짬뽕이라고 해서 불고기 낙지짬뽕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불맛' 짬뽕이라고 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불맛은 불처럼 뜨거운 매운 맛이 아니라 직화구이같은 향이 나는 맛. 그래서 시켜보았으나..... 이런! 불향은 나지 않고 맵기만 엄청 매웠다. 낙지가 한마리 들어가 있는 것 빼고는 그냥 별로였다. 매워서 나는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고, 남편은 면이 정말 맛없다고 했다. 비추비추 ㅠ.ㅠ
짬뽕집을 나와서 왔던 길을 돌아 다시 광탄천으로 갔다. 광탄면은 면 소재지라 꽤 크고 주변에 맛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점이나 각종 체인점들이 많이 있다. 광탄시장 쪽으로 가면 외국인이 직접하는 베트남 음식이나 태국 음식점이 있으니 가서 먹어보는 모험도 괜찮을 것 같다. 암튼 그렇게 길을 가다가 하나로마트 옆으로 이어지는 개천길을 또 걷다보면 개천을 벗어나 큰길로 나가라는 표식을 보게 된다. 그래서 큰길 쪽으로 가는 길에 무슨 '자원'이라는 공장을 마지막으로 만난다. 쌓여있는 고철들이 우당탕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지 않게 가능한 떨어져서 걷는 것이 좋다. 그리고 드디어! 의주길 3길의 끝에 도달!
같이 걷던 남편과. 겨울은 그림자의 다리가 길어지는 계절 ㅋㅋ
의주길 3길은 좁은 국도변으로도 좀 걷고, 공장 주변을 많이 걸어야해서 그닥 좋지는 않았다. 다만 화장실 이용이 원활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혼자 걸을 수도 있긴 한데 약간 무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