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탐조여행-우기호수의 아침
에전에는 늦잠꾸러기였는데 나이가 드니 잠이 줄어든다는 말이 실감난다.
탐조는 아침부터 시작되기에 아침일찍 일어나긴 해야 했는데 알람시간보다 항상 먼저 깨곤 했다.
우기호수에서 맞는 첫 새벽에도 그렇게 알람이 울리기 전에 깼고, 해뜨기 전 여명을 볼 수 있었다.
몽골은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여름에 해가 더 일찍 뜨고 더 늦게 진다.
밝아오는 하늘
습지가는 길에 만난 청소년 큰말똥가리(upland buzzard) 백색형. 아직 어려서 그런지 다소 순해보이지만 맹금류의 외모에 속으면 안된다.
아마도 오영주 쌤이 찍으신 큰말똥가리 날아오르는 장면. 멋짐 +_+
그 다음 만난 새는 뒷부리장다리물떼새(pied avocet). 곧 주변에서 어린이 뒷부리장다리물떼새도 만나게 된다.
엄마랑 다른 방향으로 먹이활동하러 가는 어린이들. 제법 컸네 그려!
그래도 둘이 같이 다니는 게 보기 좋다 ^^
어린이들이 먹이활동 잘하고 있는지 한번 봐주시는 어미새
얘들아 너무 멀리가지는 말거라~ 엄마는 그럼 바빠서 이만 총총
위의 두 장은 이미정 쌤이 찍어서 공유해주신 뒷부리장다리물떼새 의태행동, 아래 사진은 내가 찍어 그나마 보이는 한 장
날개를 펴고 비틀거리는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우리 전통극 중 등신춤이라고 하나? 그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는 어미새의 행동
그것은 바로
우리가 더 어린 아기 뒷부리장다리물떼새를 발견하고 사진찍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날아가는 뒷부리장다리물떼새 사진. 건진 거 한 장
날아가는 장다리물떼새(black-winged stilt)
전날 다른 습지에서 만나고 또 다시 만난 반가운 장다리물떼새
개리(swan goose) 가족
몽골 종다리(mongolian lark)
알락도요(wood sandpiper)
붉은부리갈매기(black-headed gull). 영어로는 검은머리갈매기인데 번식기에만 머리가 검다.
도요물떼새들을 보고 아침식사를 하러 돌아가는 길 다시 만난 큰말똥가리. 아까 그 녀석인지는 모르겠다.
셀카대마왕, 호모셀카스인 내가 셀카를 안 찍을소냐! 현지가이드인 곰부박사가 차세우라고 하고 막 가길래 다들 내리고 내린 김에 셀카찍고 ^^
곰부박사를 내리게 한 새는 바로 이 아이. 도둑갈매기(skua)다. 아직 아성조라 어떤 도둑갈매기인지 확실하지 않은데 큰도둑갈매기 great skua일 것 같다. 부척색이 제일 비슷 ㅎㅎ 그나저나 하필 부탄가스통 쓰레기 옆에 앉아있네.
뭔가를 먹고 있는 도둑갈매기. 뭐지?
쥐를 먹고 있나보다
우리가 뒤에서 오든말든 사진찍기 삼매경인 곰부박사. 그도 그럴것이, 도둑갈매기는 태평양 연안에서 돌아다니는 해양성 새인데 태평양에서 한참 떨어진 내륙 몽골에서 발견되었기 때문. 아마도 미조겠지. 물고기를 먹고 살았을 그 아이는 일단 쥐로 배를 채우는 듯하다. 무슨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왔을까?
그렇게 아침 탐조를 끝내고 밥 안 주는 거 아닌가 걱정하며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