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탐조여행-쿠그누타나 국립공원 가는 길
첫 목적지는 흰머리스윈호오목눈이(white-crowned penduline tit)의 둥지가 있는 강가였다. 울란바토르에서 멀지 않았으므로 아마도 톨강 주변이었을 것이다. 셀카 하나 박아주시고 ^^
흰머리스윈호오목눈이가 둥지에서 나오는 모습. 다른 분이 포착하셨다. 이 새는 우리나라에 이름이 없는 새로 스윈호오목눈이(penduline tit)의 한 종류이다. 스윈호라는 이름은 아마도 둥지가 매달려있는 모습을 swing이라 쓰고 일본식으로 읽은 걸 그대로 옮기면서 생긴 게 아닌가 싶은데. 그렇다면 흰머리스윈호오목눈이라는 이름보다 우리말로 흰머리흔들둥지박새라고 하면 어떨까?
역시 다른 분이 포착하신 박새가 들어가는 모습
어떤 분은 이 둥지를 보고 주전자같이 생겼다고 하셨다. 나는 직업이 직업인지라(그렇지만 심장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는 게 함정) 심장처럼 보였다. 박새가 드나드는 저 입구는 꼭 대동맥같고 ㅎㅎ 100% 양모로 지은 둥지인데 여기 사람들은 박새의 번식이 끝난 후 떼어다가 아기 양말로 쓰기도 한단다.
이 때도 빠질 수 없다! 지나가는 소들을 배경으로 셀카셀카 ^^
내가 셀카를 찍는 동안 다른 분은 소가 풀뜯어먹는 장면을 찍으셨나보다. 이렇게 멋진 사진을 공유해주셨다 ^^
강가를 지나가며 만난 황오리(ruddy shelduck) 우리나라에서 월동하고 여기서 번식하는 황오리. 쿠그누타나 국립공원에서 황오리색의 비밀이 밝혀진다, 뚜둥~
소가 아니라 제비갈매기(common tern)가 주인공이다. 나는 모습을 찍은 단 하나의 사진 ^^
삑삑도요
음, 누구냐 넌? 같이 가신 분들께 여쭤봐서 긴다리사막딱새(isabelline wheatear)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변종다리(horned lark)
사막딱새(Northern Wheatear)
지나가다 만난 독수리(cinereous vulture). 몽골에는 독수리가 참 많은데 이번 여행에서는 땅에 앉은 독수리는 많이 만나지 못했다. 하늘 높이 뜬 독수리들은 자주 봤고.
길가 기둥에 앉아있던 초원수리(steppe eagle) 아성조. 초원수리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초원에서 자주 마주쳤다. 초원수리는 노란 구각이 길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성조도 그렇다고.
흐릿하게 나온 몽골종다리(mongolian lark). 날 때 날개에 황갈색, 흰색, 검은색이 층층이 보이는 게 특징인 이쁜 새다.
매일보아도 질리지 않던, 몽골의 파란하늘과 뭉개구름과 초원.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뻗은 고속도로의 휴게소 뒤편 풍경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제비둥지를 보러가서 셀카 ㅎㅎ
우리나라 제비(barn swallow)와 같은 종인데 우리나라 제비는 목부분만 갈색인데 비해 몽골의 제비는 배 전체가 갈색이었다.
다리 아래 쭈욱 이어지는 제비둥지들. 맨 아래 사진 끝의 둥지가 흰털발제비(asian house martin)의 둥지다. 망원경으로는 흰털발제비와 갈색제비를 모두 관찰했지만 하도 빠르게 이동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찍을 수 있었던 제비는 위 사진에 찍힌 그냥 제비 뿐. 그나마도 흐리게 찍혔네.
길에서 만난 쇠재두루미(demoiselle crane). 위의 두 사진은 같이 가신 분이 찍어 공유해주신 것을 올린, 그러니까 원본이 아닌 사진이고 맨 아래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 크기가 큰 원본 사진인데 위 사진이 더 해상도가 좋아보인다 OTL 캐논 sx 410이 후진 건가..... 광학줌 높은 것만 보고 샀는데 사진 품질은 예전에 쓰던 니콘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꼭 못 찍는 사람이 장비탓하지 ㅎㅎㅎㅎ
초원에서 탐조하는 우리들
초원에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릴 쳐다보는(오랜만에 보는 저것들이 인간인 건가?) 다우리안 우는토끼(daurian pica)
구름과 초원
같이 가신 분이 공유해주신 쿠그누타나 국립공원 입구 초원. 색감이 정말, 아름답다!
몽골에서 내내 우리를 실어날랐던 승합차. 현대차인데 차가 좋은 건지 운전자가 베테랑인지 둘 다인지 울퉁불퉁한 몽골의 길들을 잘 헤치며 다녔다.
길가 전봇대에 만들어진 큰말똥가리(upland buzzard) 둥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새지만 몽골에서는 그냥 말똥가리보다 훨씬 많이 보였다.
구름이 그대로 쏟아져 내리는 광경
그리고 비온 뒤 무지개. 거칠 것이 없는 초원이라 무지개의 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였다. 또렷한 무지개의 바깥쪽에 무지개가 하나 더 있는 쌍무지개다.
무지개 본 김에 기념촬영 ^^ 에코버드투어 대표님은 사진 오른쪽 끝에 서계시고, 나는 주인공인양 가운데 서서 플래카드를 들고 있네 ㅎㅎ
남는 건 사진 뿐이라며,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 한 장 안 찍으면 내가 아니다 엣헴 ㅋㅋ
Pere David's snowfinch의 둥지. 원래는 우는토끼나 땅다람쥐가 판 구멍일 것 같다.
Pere David's snowfinch(아빠 다비드 눈참새) 성조. 둥지에서 새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먹이를 물고 가야하는데 우리가 둥지를 너무 대놓고 지켜보고 있으니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다.
둥지에서 나온 눈참새 유조들. 먹이 구하러 간 부모새들이 오지 않자 무슨 일이냐며 나와서 빨리 밥달라고 지저귀었다.
노랗고 도톰한 부리가 귀여운 유조들 ^^
숙소 앞에 이르러 기념촬영 ^^
저녁을 맞아 무리지어 돌아가는 낙타들
게르에서 보이는 몽골의 별. 은하수까지 뚜렷하게 보였다. 내 카메라로 찍지는 못했고, 같이 가신 이미정 선생님이 찍으신 사진 공유
실제로는 더 총총하고 땡글땡글하고 암튼 이뻤다. 은하수도 선명하고. 이렇게 둘째날 숙소의 밤이 저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