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썰/소설쓰기
들어가며
슬픈온대
2018. 9. 14. 12:02
엄마의 이야기를 써야겠다.
기억의 앞편은 그리도 생생하게 기억하면서도 치매로 이제 기억의 뒤편은 모조리 날려버린 엄마…그 날려버린 기억에는 엄마가 결혼해서 딸을 넷 낳아 키웠다는 것 모두가 포함된다.
가끔 단편적인 기억이 돌아와 우릴 알아보시기도 하지만,
이제 딸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혹시 엄마는 엄마로 살아서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결혼한 여자들의 이야기들,
다시 태어난다면 엄마가 되지 않을 거라던 고백들을 보았을 때,
어쩜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던 엄마의 결혼생활이,
총명했던 정씨네 예쁜 늦둥이 막내딸의 인생을 아프게 한 건 아니었을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딸들을 돌봐주기 위해 우리집에 같이 살 때 백번도 넘게 한 영도다리 이야기도, 부산여고 이야기도, 다시 물어보고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이야기를 적을 것이다.